솔로 캠핑을 고집하던 아저씨가 캠핑 초보의 고집에 못 이겨 '둘이서 솔로 캠프'란 기묘한 캠핑을 하게 되는 이야기.
진입장벽
이 애니메이션에는 아주 큰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림체고, 하나는 아저씨입니다.
현대의 이쁘장한 그림체보다는 오래된 극화 코미디 화풍에 가깝습니다. 이것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상당히 있더라고요. 특히 초반부에서 아저씨스러운 표정과 어우러지며 극대화 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게 이 애니메이션의 매력입니다. 꿉꿉한 아저씨 냄새요. 깔끔하고 이쁘장한 그림체였다면 아쉬웠을 거예요.
스토리에서도 아저씨 냄새가 많이 납니다. 이것 또한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한없이 부정적인 부분입니다. 우선 여기 등장하는 여성 등장인물 중 과반수가 오지콤입니다. 물론 특정 취향을 내세우는 작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화자 겸 주인공은 30대 중반 아저씨입니다. 솔직히 작가가 오지콤 환상을 가진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허나 그것마저 매력이라고 할까요. 후술하겠지만 이 작품은 철없는 청춘의 시점에서는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제가 자꾸 '아저씨 냄새'라고 표현하는 그것은 인물이 구체화되는 과정입니다. 없는 냄새마저 만들어 맡을 정도로 이입했다는 증거입니다.
캠프 = 삶
둘이서 솔로 캠프라는 기묘한 행위가 하고 싶은 말은 확실합니다. 누군가와 동반한다고 해서 각자의 삶을 합치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의 삶을 나란히 두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작중에 같이 캠핑을 하지 않음에도 같은 캠핑장에 묵는 상황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은 둘이서 솔로 캠프의 경계를 흐릿하게 합니다. 같은 음식을 먹으면 '둘이서' 일까요?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면? 저는 거리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가 같이 솔로 캠프를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각자의 텐트를 쳤지만 철처히 분리된 것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그 외에도 삶에 대한 성숙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고리타분하지만 묵직하고 슴슴한 표현이 좋습니다. 취미란 자기 고집을 발견해내가는 작업이다
이런 대사가 심장을 툭 치고 갑니다.
유익함
캠핑 고인물이 초보에게 이것저것 알려주는 내용이 전체를 관통하는 만큼 캠핑과 관련한 정보도 잘 알려줍니다. 정말 구체적이고 유익해요. 현실적이고요. 작가가 실제로 캠핑을 많이 다니는 것이 분명합니다.
음식
캠핑의 필수 코스로 요리와 음식이 등장합니다만 음식 그 자체의 매력은 다소 아쉽습니다. 사실 맛 표현이 "한 입 먹기 → 맥주 마시기 → 캬"의 반복이기도 하고요. 마지막 화에서 그 패턴을 하나의 장치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전까지의 반복은 단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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