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Spider-Man: Brand New Day
★★★★
완성형의 거미줄식 콜라주

마블 시네마틱 스파이더맨 4번째 시리즈입니다.

작풍

처음부터 눈에 띄었던 것은 작풍의 변화였습니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마블 시네마틱이 추구했듯이 실사적인 느낌에 집중했었습니다. 마블의 그 방향성은 멀티버스 사가로 넘어오면서 옅어지게 됐는데요, 스파이더맨 역시 흐름에 맞춰 코믹스적인 색채와 표현의 비중이 커졌습니다.

그에 맞춰 구도와 연출의 방향성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코믹스적인 느낌은 아닙니다. 기존 히어로물도 아니고요. 뮤지컬 영화의 색채에서 음악이 아닌 액션에 맞게 변형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정말 많은 줄기의 이야기

쉽고 편협하게 요약하자면, 등장인물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뿐은 아닙니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많습니다. (마블의 모든 시리즈들을 챙겨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나왔던 인물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로만 봤을 때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등장인물이 한 번에 우르르 등장하면 설명이 어렵습니다. 서사를 쌓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서사를 쌓지 않고도 이야기(플롯)을 인물마다 부여했습니다. (말 그대로 전부는 아닙니다. 스콜피온과 핸드는 도구로 쓰였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다른 곳에서 쌓은 서사가 있을 수도 있지만요.)

이야기가 많으면 난잡해집니다. 깔끔하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말 잘 엮고 정리했다고 느낍니다. 거미줄처럼요.

스파이더맨과 진 그레이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 영화의 짜임새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는 탈피입니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지고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이전의 허물을 버리고 새 모습을 가지는 이야기입니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나도 새로운 나도 받아들이고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됩니다.

진 그레이의 이야기는 어떨까요? 진 능력은 영화에서 빙의로 표현됩니다. 빙의는 타인의 껍질을 넘나드는 능력 같이 표현됩니다. 계속 탈피를 하는 능력일 수도, 혹은 나 자신의 껍질이 없어 타인의 것을 빌리는 능력일 수도 있습니다. 진은 언니가 있습니다. 자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진의 행동 동기는 언니를 찾는 것입니다. 언니는 과거의 나, 스파이더맨의 잊혀진 나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파이더맨과 진은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과거의 자신의 소멸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새로운 나는 과거의 나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지 같은 이야기요.

그래서 진은, 먼저 답을 찾은 스파이더맨을 통해 치유받고 답을 찾습니다.

-

신나서 너무 떠들었지만, 어때요, 정말 잘 짜여진 이야기 같지 않나요? 그 다음 주인공은 퍼니셔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울 뻔했습니다.

오마주

샘스파(소니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오마주한 장면을 많이 봤는데요, 어메이징 쪽도 있었는데 제가 놓쳤을 수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장면 하나만 꼽자면 단연 각성인 것 같습니다. 손목에서 거미줄이 나오거나 감각이 예민해지는 부분의 연출이요.

그 외에도 굉장히 많을 텐데 제가 시청력이 부족해서 당장 떠오르지는 않네요.

🏠📑